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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기반의 엔터프라이즈2.0 적용사례 (사람들은 늘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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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하기에 최악의 환경?]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인정하는 굴지의 대기업 회사입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서 그런지 그만큼 지켜야 할 규율도 많고 제약도 많습니다. 특히 지적자산 및 기술에 대한 보안을 위하여 다양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사내에 쓰이는 각종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통합인증시스템을 통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메신저를 제공하긴 하지만 파일전송은 되질 않습니다.  오피스 파일의 접근권한을 강제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의 컴퓨터에는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DRM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물론 컴퓨터의 모든 입출력(USB, CD,DVD-Writer 등)을 통제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지요.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체크해서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업데이트를 하라는 메세지를 보여줍니다. 윈도우의 보안패치가 나와도 자동으로 알려줍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네트워크 주소와 사용자의 이름 그리고 제품번호까지를 모두 통합 관리하죠. 사무실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원증이 있어야지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외부인들이 회의를 하기 위해서 방문을 하게되면 가져온 물품 중  USB  메모리 그리고 노트북에 대해서 일일히 검사를 받고 승인을 받아야지만 사무실안으로 가져올 수 있고 가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 제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외부사람들이 약 70명 가량 투입(전체는 100여명)되어서 업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상주하는 사무실과 저희 사무실사이에는 전자자물쇠로 닫혀진 출입문으로 격리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출입이 자유롭지만 외부인력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들과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파일을 함부로 전송을 해줄 수도 없습니다. 물론 메신저도 되질 않지요. 특히 개발 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 구글이나 네이버를 이용하고 싶어도 외부망에 접속을 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설치된 ADSL에 연결된 컴퓨터를 이용해야 합니다.  외부인력들은 모든 업무가 끝나서 사무실에서 철수하게 되면 가지고 온 컴퓨터나 노트북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해야 합니다. 자칫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게 되면 담당자들은 사유서를 써야 하고 외부업체의 대표는 재발방지를 위한 서약서를 써서 제출해야 합니다. 그만큼 정보의 유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사실상 중요한 자료들이 유출될 시에 큰 손실을 회사에 줄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다양한 프로세스와 절차와 시스템을 갖추고 대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정말 답답한 환경에서 업무를 한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시스템화 되어있기 때문에 어느새 익숙해 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만큼 지적자산이나 기술자료에 대한 가치를 높게 생각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방법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저희회사 개발자들과 외부업체 개발자들이 협력을 하고 필요한 자료를 주고받고 하면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까요? 정말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가능할까요? 당연히 업무 효율은 매우 떨어지고 이로 인한 업무의  번거로움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현상을 저는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도 소통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보인다는 것이죠.

우선 엔터프라이즈 위키를 설치하는 팀이 생겼습니다. 엔터프라이즈 2.0에 대해서 줄곧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로써는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이 툴의 사용을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팀에서 적극 사용하도록 지시를 내렸습니다. 물론 그 활용도는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었지만 익숙한 사람들은 열심이 이 위키를 이용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저장하고 특히  RSS 리더을 이용해서 메일과 유사하게 변경되거나 추가되는 사항들을 바로바로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일부팀에서는 설치형 블로그를 내부적으로 설치해서 팀블로그로써 활용하기도 하더군요. 위키든 블로그든 그 목적은 동일했습니다. 팀내에서 필요한 내용을 서로서로 주고받고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개발 PM으로써는 물론 공식적으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표준화된 버전관리도구를 이용해서 중요 자료들을 관리를 했지만 위키든 블로그든 협력업체 인력과 보안에 위배되지 않으면서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도구로써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는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용 편의성은 버전관리도구를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우선 개인의 PC에 정보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의 유출이 되는 문제가 적습니다. 또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논의되었던 모든 내용들이 관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합니다. (이메일의 내용을 공유하고 저장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지요.) 개발을 완료하고 나가는 협력업체 인력의 PC 나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는 완전 포맷이 된 후에야  반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작업했던 다양한 문서들은 위키 시스템을 통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위키나 블로그 서버는 외부망에서는 절대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내망과도 연결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같이 사용하는 내부망에 설치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직원들만이 접근이 가능한 것이죠.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에도 위키에 대한 데이터만 관리하게 되면 나름대로 공식적이진 않지만 실제 과제진행 중 주고받거나 저장한 다양한 문서와 이력을 추적하거나 조회할 수도 있게 됩니다.

결국 엄격한 보안을 위한 통제 상황에서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요구는 이러한 위키나 블로그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엄격한 회사의 보안 규약을 어기지 않고도 수행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메신저라든가 이메일등이 보다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제약사항들로 인해서 보다 많은 내용들이 위키에 기록될 수 있었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이메일이나 메신저의 사용이 가능하였다면 위키의 사용은 매우 저조했을 것입니다.

웹2.0에서 말하고 있는 자발적인 정보(지식)생산, 자연스러운 공유와 협력 모델을 기업내에 적용하고 하는 것이 바로 엔터프라이 2.0이라고 보았을 때 제가 겪은 이번 케이스는 환경보다는 업무에 참여하는 지식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경험을 통해서 블로그보다는 위키가 보다 기업내의 지식근로자들이 활용하는데 더욱 유용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오픈되고 자유롭게 토의하면서 요구사항에 대한 분석이나 토의를 거쳐가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면야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의 여건은 늘 그럴수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기업에서는 더욱 더 그렇지요.

이번 사례를 굳이 이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는 저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물론 위키를 활용하는 경우는 많으시겠지만 조그만 팀내 프로젝트 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제가 맡은 프로젝트처럼 좀더 큰 규모로 한 적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좀더 큰 규모에서 잘 활요하는 사례가 있으신 분이 있다면 공유하였으면 합니다.  여전히 엔터프라이즈2.0 이라고 하면 국내에서 소개되는 사례들도 별로 없는데다가 있다고 하여도 사내블로그 적용 사례나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 활용이 대부분인 것 같더군요. 하여튼 국내 기업내에서도 엔터프라이즈2.0 이 적용되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엔터프라이즈2.0 역시 플랫폼이나 도구가 아닌 바로 그것을 사용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참고로 엔터프라이즈 위키의 가장 큰 특징은 워크스페이스(Workspace) 라는 페이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어떤 과제나 그룹에 대한 접근권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파일포맷을 업로드하고 조회할 수 있는 기능 그리고 위키 전체에 대한 전역검색(Global Search) 기능은 일반위키와 마찬가지로 기본입니다. 상용인 경우에는 물론 에디팅할 수 있는 방법이 좀더 편리하게 되어 있죠. 하지만 위키가 지향하는 기본적인 틀은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는 SocialText(ASP모델) 과 Confluence(설치형모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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